대표적 친일 잔재 용어로 꼽혀 온 근로라는 단어가 적용된 부천시 조례 18개가 전면 개정된다. 부천시의회 진보당 이종문 의원(마선거구/약대동, 중1동, 중2동, 중3동, 중4동)이 제출한 부천시 근로 용어 일괄정비 조례안이 3일 열린 재정문화위원회를 통과했다. 

부천시 탄생 이후 제정된 조례 중 상위법에 위배되는 7개를 제외하고 나머지 조례에서 ‘근로자’라는 용어가 노동자로 모두 고쳐지게 된다. 이 조례를 제정한 이 의원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의장 모두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조례안을 발의한 이 의원은 “부천시 조례에 사용하고 있는 제명과 조문에 들어있는 ‘근로’라는 용어 대신 육체적·정신적으로 일에 포괄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노동’이란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고 노동자의 권익 제고에 기여하여 근로와 노동이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는 조례 용어를 일괄 정비하여 조례의 통일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밝혔다. 

조례안 본회의 통과가 확실한 가운데 해당 조례는 ▲ 부천시 고용상의 차별행위 금지에 관한 조례 ▲ 부천시 노동복지회관 및 근로자종합복지관 설치ㆍ운영 조례 ▲ 부천시 노사관계 발전 및 근로자 복지증진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 ▲ 부천시 비정규직 근로자 지원센터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 부천시 생활임금 조례가 있다.

또 ▲ 부천시 필수노동자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 ▲ 부천지역노사민정협의회 구성 및 운영 조례 ▲ 부천시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촉진 조례 ▲ 부천시 택시산업 발전 지원 조례 ▲ 부천시 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 부천시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운영에 관한 조례 ▲ 부천시 사무의 민간위탁 촉진 및 관리 조례 ▲ 부천시 관급공사 임금체불 방지에 관한 조례 ▲ 부천시 청년 기본 조례 ▲ 부천시 성평등 기본 조례 ▲ 부천시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과 경력단절 예방에 관한 조례 ▲ 부천시 폐기물관리에 관한 조례 ▲ 부천시 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도 근로가 모두 노동으로 바뀐다. 

이날 조례안 심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순희 의원(가선거구/원미1동, 역곡1동, 역곡2동, 춘의동, 도당동)은 “사용자 입장의 근로가 아닌 노동자 입장을 고려한 조례 제정을 환영한다”며 “조례 개정과 더불어 기존 근로자복지회관과 오정구에 있는 노동복지관과 명칭의 혼동 가능성을 방지하도록 적극 고민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같은 당 윤단비 의원(자선거구/성곡동, 고강본동, 고강1동)도 “의미있는 조례 제정에 감사한다”며 “근로라는 단어를 노동으로 바꾸고자 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고 발혔다. 특히 윤 의원은 근로라는 용어의 역사적 배경도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하라)는 일재잔재를 포함해 착취의 입장의 시각이 근로다”라며 “일제의 근로봉사대와 근로 정신대가 그 어원인데 이를 노동으로 바뀌는 작업은 아래로부터 시작되는 (친일잔재 청산의) 의미있는 활동이다”고 환영의 뜻을 표명했다. 

한편 경기도의 근로용어 정비는 2019년 10월 경기도의 조례 근로 용어 일괄정비 조례, 2019년 12월 근로 용어 일괄정비를 위한 고양시 부패행위 등의 신고 접수ㆍ처리 및 신고자 보호 등에 관한 조례 등 일부개정조례, 같은 달 수원시 근로 관련 조례 용어 일괄개정조례, 2020년 6월 이천시 조례 중 근로 용어 일괄정비조례, 2020년 12월 안양시 조례 근로 용어 일괄정비 조례, 2021년 4월 안산시 조례 근로 용어 일괄정비 조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