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가 재정위기라고 합니다. 재정위기 극복 대안은 여러 방안이 있겠지만 우선 출자출연기관에 대한 구조조정과 통폐합 문제를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천 최초의 출자 출연기관이 설립된 해는 민선 2기에 집권한 원혜영 시장 때입니다. 바로 현부천도시공사 전신인 부천시설관리공단이었습니다. 시설관리공단의 계보도를 보면 문어발번식의 양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70년대 한국경제를 좌지우지하기 시작한 재벌의 생존방식은 문어발이었습니다. 문어발식은 “하나의 기업이나 재벌이 다른 업종들에 진출하면서 규모를 늘려 나가는 방식을 문어의 몸에 붙어 있는 여러 개의 발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네이버 국어 사전)”을 의미합니다. <사진은 99년7월10일 부천시 제공 보도자료>

민선2기는 IMF 재정위기로 공무원 구조조정이 진행되던 시기였습니다. 사실 민선 1기 이해선 시장 때부터 설립이 진행되었지만 부천시의회의 반대로 좌절된 곳이 바로 이 시설관리공단이었습니다. 좋은 의미의 ‘위기는 기회’다가 나쁜 의미로 혼용된 사례라면 무리일까요. 

99년 5월 부천시가 (재)한국산업관계연구원에 의뢰한 [설립타당성 조사연구보고서]가 설립 타당성 논거를 제공합니다. 당초 대외비로 분류된 이 보고서에서는 2000년 노외주차장 관리인원을 3개 구청을 합해 34명으로 예측합니다. 2001년도는 82명, 2002년 104명, 2003년 109명, 2004년 116명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각연도 인건비는 2000년 4억7,900여만원, 2001년 11억2,700여만원, 2003년 14억8,400여만원, 2004년 18억2,000여만원으로 내다봤습니다. 

노상주차장 관리인원은 2000년 242명, 2001년 314명, 2002년 376명, 2003년 445명, 2004년 511명으로 전망합니다. 인건비는 2000년 32억5,000여만원, 2001년 42억3,000여만원, 2002년 53억3,000여만원, 2003년 65억,4200여만원, 2004년 78억6,000여만원으로 계산합니다. 

이뿐 아니라 설립초기 시설관리공단에는 복사골청 여성·청소년문화센터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입주한 복사골문화센터는 민선 1기 95년부터 98년12월까지 3년 5개월동안 공사가 진행된 512억원이 들어간 건물입니다. 국비는 꼴랑 16억8,000만원이 들어갔고 시비는 445억7,000만원이 투입되었습니다. 

보고서에는 복사골여성청소년문화센터, 시민회관을 공단에서 운영할 때 정원을 39명(청경 4, 일용직 14 별도)으로 예측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조직도는 이사장 1명(황재영 오정구청장)과 문화사업본부와 주차사업본부로 구성됩니다.  

그런데 불과 2년후인 2001년 10월 문화산업본부는 (재)부천문화재단으로 독립합니다. 문화재단은 기초자치단체로서는 처음 설립된 역사도 있습니다. 

재단은 이때부터 몸풀기에 돌입합니다. 2004년 12월말 재단 조직도를 보면 당연직 이사장(시장)에 상임이사 그리고 사무국장을 두었습니다. 이때부터 문화재단 수장(상임이사)은 선거 전리품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또 퇴직 공무원이 내려오는 사무국장 옆에 재단 실세인 문화정책실을 두고 △ 문화사업팀 △ 여성회관운영팀  △ 청소년수련관운영팀 △ 행정지원팀 △ 시설관리팀 △ 공연장운영팀 △ 홍보마케팅팀 영상단지운영팀으로 체급을 올립니다. 

그런데 김만수 시장이 집권한 2014년 [여성청소년재단 설립 타당성 검토]를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에 발주합니다. 8월 납품된 최종보고서에는 이사장 밑에 대표이사, 감사, 정책기획실, 여성회관, 청소년회관, 가정지원센터, 가족지원센터, 청소년수련관, 산울림청소년수련관이라는 직제가 담겼습니다. 

독립될 여청재단의 인력배치 최초 안을 보면 “재단의 인력은 총49명으로 구성하며 이 가운데 6명은 6개시설 정원 42명에서 시설마다 1명씩 선발하고 문화재단 인원 6명으로 보완하도록 하며 이 12명은 정책기획실 부서원으로 구성하도록 함. 그 외 6개 시설 인원 36명을 합라고 대표이사 1인을 최종 합하면 49명으로 이뤄짐”(보고서 104쪽)으로 되어 있습니다. 

물론 부천시시설관리공단은 장덕천 시장 체제에서 부천도시공사로 몸을 불립니다. 더 이상 부풀릴 수 없을 정도로. 다른 출자출연기관은 별도로 소개하기로 하고 다음 회는 이들 단체가 매년 어떻게 예산을 늘렸는가를 짚어 보려 합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