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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교체로 폐기된 97년 부천연구원 구상
[이하영의 문서고 ⑫] 98년 정책개발단 설립 전야
이하영 부 serber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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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난산 끝에 조례로 태어난 [부천시정연구원]에 대한 새해 예산 반영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새해 예산 반영 여부는 ‘100일’로 비유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초자치단체 재정위기가 지난 10년을 합해 최악인 상황 속에서 부천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 걱정입니다.
저는 반드시 예산에 반영시킬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선택과 집중’, ‘위기는 기회’라는 논리가 동원될 것으로도 예측합니다.
이런 가운데 제가 출입했던 이해선 전시장 시절인 97년부터 기획된 [부천연구원] 설립이 떠오릅니다. 맞답니다. 연구원 설립 구상은 조용익 시장만이 아니라 민선 1기 이해선 시장 때도 있었습니다. 당시 전국의 기초자치단체로서는 최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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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적으로 부천연구원이 공개된 것은 부천시민신문(현 시민신문이 아니라 영담스님 발행인인 부천 최초 진보 언론) 97년 1월13일자였습니다. 물론 부천시민신문도 이날자 외 부천연구원에 대한 보도를 이어 가지는 않았습니다.
당시 보도는 박스 기사에 10가지 ‘새해부터 달라지는 것②’ 중 9번째로 부천시정연구원 설립이 언급되었습니다. 내용은 “지역이 수요로 하는 각종 연구 용역 사업에 대한 수요 파악, 용역과정 및 결과의 평가와 보완, 용역결과의 시책화를 주관해 지역발전계획의 일관성, 연계성과 경제성 등을 확보하고자 함”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이 몇 줄의 기사는 부천시의회에서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물론 이 신문 보도 전인 96년 11월 25일 제49회 부천시의회(정기회) 본회의에서 이해선 시장은 “21세기 부천의 모습을 찾기 위해 부천 2000 비전계획을 수립하고 부천연구원을 설립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 나갈 생각”이라고 언급합니다. 시정연설이 방대해 그 속에 묻힌 설립 방안에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것이지요.
이 시장은 1997년 2월 3일 제51회 부천시의회(임시회) 본회의 시정에 관한 보고에서 “다가올 21세기를 대비하여 부천연구원을 설립하는 방안도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발언을 합니다.
의회에서 최초의 공론화는 1997년 2월 4일 열린 제51회 부천시의회(임시회) 총무위원회였습니다. 이때도 설립 주무부서가 기획담당관실이었습니다.
기획담당관이 연구원 설립 문건을 유인했고 질의와 답변이 이어집니다. 눈여겨 보아야 할 부분은 당시 기획담당관 발언입니다. 그는 “우선 조례가 제정이 돼야 되고 조례제정 과정을 통해서 위원님들 의견이 충분히 수렴될 것 같고, 그 다음에 연구원의 정관을 만들어야 돼요. <속기록>”라는 발언을 합니다. 최소한 절차적 민주주의를 이행하고 있음이 엿보입니다.
같은 해 5월 3일 제53회 부천시의회(임시회) 총무위원회에 부천연구원 설립에 관한 현황보고가 상정됩니다. 이 또한 조례 상정 전 절차를 이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의원 동의가 있을 시 경기도에 설립 승인요청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날 공개된 부천연구원 설립 이후 역할은 학술용역과 각종 도로구조물 들을 포함하는 설계용역들로 설명됩니다. 이날 보고 이후 부천시는 같은 해 7월 9일 제54회 부천시의회(임시회) 총무위원회에 ‘부천연구원설립변경안’을 제출합니다.
변경안에 연구원 인원이 3명에서 13명으로 더 늘어납니다. 용역과제도 검토가 아니라 직접 수행으로 바뀝니다. 이는 앞서 5월 총무위원회 분위기가 우호적이었음이 그 원인이었습니다. 연구 자문위원도 처음에 8인 정도였지만 30명 정도로 늘어납니다.
하지만 이해선 시장 임기 중 시정연구원은 조례조차 만들지 못한 채 98년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정권이 교체됩니다. 민선 2기 원혜영 체제에서도 기획실장으로 유지된 장장진씨가 총대를 맵니다. 만드는 역할과 부수는 역할을 해야 하는 일은 98년 9월 16일 제64회 부천시의회(임시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입니다.
정권을 잡은 원 시장은 거칠 길 없는 행보를 보입니다. 98년은 IMF로 인해 공무원 구조조정이 실시된, 서슬 퍼런 시기입니다. 바로 이날 상정된 부천시 정책개발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조례안에 부천연구원의 흥망사가 담깁니다.
“기획실장 장상진입니다. 부천시 정책개발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에 대해서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이 사항은 부천시장이 주요 정책을 탐색, 도입 또는 평가할 수 있도록 자문 및 이를 보좌하기 위해서 부천시정책개발위원회와 정책개발연구단을 설치하고 그 운영에 관한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자 하는 데 있습니다. <속기록>”
이어진 발언은 부천연구원을 왜 포기하게 되었는가가 담겨 있습니다.
“2대 의회에서 저희가 부천연구원을 설치하려고 했는데 그게 미처 준비가 안 되고 제대로 추진이 안 돼서, 부천연구원이 많은 예산이 드는 관계로 이번에 정책개발위원회나 이를 보조하는 정책연구단으로 하는 게 좋겠다 해서 이런 조례안을 작성했습니다. <속기록>”
정책연구단은 우여곡절 끝에 폐지되지만 연구단에 발령된 공직자들의 면면을 보면 ‘일 잘하고 능력있는 인물’들이 포진합니다. 당시 연구보고서는 반영된 것도 있고 되지 않은 내용이 있지만 20세기 공직자 답지 않게 21세기적 사고로 무장한 내용도 담겨있습니다. 부천시 공직자분들, 훌륭한 선배를 뒀다는 점에서 자심감과 자부심을 가지면 어떨까요. <계속>
[이하영의 문서고 ⑪-3] 부천시장기발전계획은 다음 차순으로 이월합니다.
이하영 부 serber11@hanmail.net
기사등록 2024-11-06 12: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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